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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06. 문학, 소설

꼭두각시 인형의 고백 / '마음챙김의 시' 중에서.

by 허니데이 2023. 2. 20.

꼭두각시 인형의 고백


만약 신이, 내가 헝겊으로 만든 꼭두각시 인형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고,
내게 아주 짧은 인생을 허락한다면,
아마도 내 마음속에 있는 모든 걸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나는 내가 말하는 것들에 대해 깊이 생각할 것이다.
무엇보다 나는 존재하는 모든 것에 가치를 부여할 것이다.
그들의 값어치가 아니라 그들이 지닌 의미에 따라서.

나는 적게 자고 더 많이 꿈꾸리라.
나는 안다. 우리가 눈을 감을 때마다
매 순간의 빛을 잃어버린다는 것을.

다른 이들이 멈춰 있을 때 나는 걸으리라.
다른 이들이 잠들어 있을 때 나는 깨어 있으리라.
다른 이들이 말할 때는 귀를 기울이고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마음껏 음미하라라.
신이 내게 한 조각의 생이라도 베푼다면, 정말로 그럴 수만 있다면
옷을 간소하게 입고 태양 아래 누우리라.
내 육체만이 아니라 영혼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아, 내가 심장을 가질 수만 있다면
얼음 위에 내 마음속 미움들을 적어 놓을 것이다.
그리고 태양이 솟기를 기다리리라.
내 눈물로 장미에 물을 주리라.
장미 가시가 주는 상처와
꽃잎의 붉은 입맞춤을 느끼고 싶기에.

아, 내게 아주 짧은 순간이라도 생이 주어진다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고 지나가는 날은
단 하루도 없으리라.
내가 그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한 사람 한 사람, 각각의 여자와 남자에게
내가 그들을 얼마나 마음에 두고 있는지 알게 할 것이다.

나는 사람들에게 증명해 보일 것이다.
나이 들면 사랑에 빠지는 걸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큰 실수인가를.

아이들에게는 날개를 주리라.
하지만 스스로 나는 법을 배우도록 내버려 두면서.
노인들에게는 일깨워주리라.
죽음은 노년과 함께 오는 것이 아니라
망각과 더불어 온다는 것을.

인간들이여, 많은 것을 나는 당신들에게서 배웠다.
모든 인간이 산 정상에서 살기를 원한다는 것을 나는 알게 되었다.
진정한 기쁨은 가파른 비탈을 오르는 과정에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채.

또 나는 알게 되었다. 갓난아아이가 그 작은 주먹으로
맨 처음 부모의 손가락을 꼭 움켜쥘 때
영원히 그 부모를 붙잡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나는 또한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내다볼 권리를 지니고 있음을 배웠다.
오직 그가 일어서는 걸 도우려고 손을 내밀 때만.

나는 아주 많은 것을 당신들에게서 배웠다.
하지만 결국 그것들은 쓸모가 없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나를 여행가방 안에 집어넣으면
불행히도 나는 어둠 속으로 사라져야만 하니까.

-조니 웰치

출처 : 유명한 동화작가라는 것만 알아요. 죄송합니다.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