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 순간마다 우주로부터 무한한 사랑과 부의 축복을 받고 있다. 나의 인생은 수호신들의 돌봄을 받고 있다. 나는 부의 축복을 받아 언제나 풍족하다.
날씨가 을씨년스럽다. 어디선가 좀비가 나타나도 이상할 것 같지 않다. 스산한 바람에 차가운 냉기가 몰아치고 회색 구름이 땅까지 장악한 거리에는 적막만 흐른다. 이따금 거리가 살아있다는 듯 사람들의 소리가 들린다. 차도 연신 굴러간다. 오토바이도 뭔가에 홀린 듯 휙 지나간다. 그래도 내 마음은 좀비가 나오지 않을까 잔뜩 기대하고 있을 만큼 거리는 을씨년스럽다. 좀비 영화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보다 보면 좀비들을 도끼로 쪼개고 칼로 찌르고 산탄총으로 날리고 바주카포로 박살 내는 걸 보노라면 나름의 쾌감이 있다. 옛날 좀비는 썩어서 곪아터진 동물 내장을 연상시키듯 징그럽게 분장했었다. 그러나 요즘은 피와 먼지가 잔뜩 묻은 마네킹처럼 분장한다. 때론 예쁘기까지 하다. 트렌드인지 몰라도 공포물이 아니라 코믹물에 가깝다. 나는 공포, 코믹, 액션, 약간의 섹시, 병맛 나는 B급을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막장 드라마에 항마력이 센 편이다.
드라마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어제는 유튜브로 중드 드라마 요약본을 보았다. 무려 세 시간이 걸렸다. 딱 봐도 저예산 고장극인데... 가슴이 좀 아팠다. 제목은 딱히 명시되지 않아서 모르겠고 내용은 진짜 막장 그 자체로... 중드에서만 가능한 설정이라고 보면 된다. 남주 려회윤은 려 나라의 셋째 황자로 어렸을 때 강 나라 태자의 군대에 포위당해서 죽을 뻔했으나 어느 소녀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탈출한다. 그리고 십 년 후 려회윤은 강 나라를 멸망시키고 강의 공주를 경성으로 압송하는데... 뼛속까지 강 나라를 증오하는 그에게 황제는 강의 공주 강안영과 혼인을 명한다. 그로 인해 려는 강안영을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주기로 마음먹는다. 그녀가 십 년 전 자신을 구해준 소녀였다는 것도 모른 채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악랄함을 다 동원해서 그녀를 죽도록 괴롭힌다. 그 방법이 너무 악랄하고 악독해서 글로 쓰고 싶지 않다. 반면 려는 자신을 구해줬던 소녀를 송이라 이름 짓고 그녀를 위한 봉관(결혼식에 쓰는 화관)까지 만들어서 자신의 반려로 정하고 그리워하며 백방으로 찾고 있었다. 하지만 그를 사모했던 사촌 여동생 온나연은 강안영이 송이임을 알고 죽일 모략을 세우는데 번번이 실패한다. 그래도 소득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온나연을 동생처럼 아끼는 려는 그녀의 편을 들면서 강안영을 모질게 벌주기 때문이었다. 강이 송이와 관련 있다는 것을 알면서 죽이지는 못하지만 말도 못 하게 괴롭혔다. 심지어 그녀가 보는 앞에서 부모를 단칼에 죽이기도 했으며 인두로 지지기도 하고 손목발목의 인대를 끊기도 하고 겁탈도 서슴지 않았다. 정작 강이 임신을 하자 조금 돌봐주었으나 온나연이 가짜 송이를 찾아내자 왕비 자리에서 내쫓고 가짜 송이의 하녀로 주기도 했다. 나아가 일부러 유산까지 시켰다. 산달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강이 송이라는 걸 아는 늙은 하녀는 분명 크게 후회할 것이라고 경고를 했지만 려는 강나라에 대한 복수심을 그녀에게 다 풀었다. 나는 그 끝이 분명 비극임을 알 수 있었다. 결국 려가 강이 그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송이라는 걸 알았을 때 강은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짧지만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려의 극진한 사랑과 보살핌을 받으며 행복에 겨운 시간들을 보내지만 온나연의 계략으로 다시 기억을 찾으면서 통곡하고 끝내 성루에서 떨어져 죽는다. 려가 그토록 지키려고 했던 그녀를 그렇게 잃게 된다. 그녀를 지키기 위해 부황까지 죽이며 황위를 찬탈했으나 송이는 자신이 죽음으로서 그에게 복수를 했다.
드라마 내용이 미쳤다는 걸 인정한다. 아침 드라마의 막장은 여기에 비할 수가 없다. 그래서 한동안 중드를 끊었었다. 지금은... 건강을 위해 중드를 피하고 있는 중인데 이렇게 세 시간을 보았다. 그 바람에 잠을 설쳤다. 사실 려운희와 백록이 나오는 장월신명이 몹시 보고 싶다. 그래도 참는 것은 원작을 읽기 때문인데 어느 좋은 분이 조금씩 번역해서 블로그에 올려주고 있다. 원작이 갖는 서사적 매력은 드라마와 다르다. 예전에 한 권의 책을 여러 번 읽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을 땐 이해하지 못했는데... 내가 지금 그렇다. 물론 소설은 거의 읽지 않지만...
오늘 장사는 어떻게 될까? 이럴 때는 가게를 내놓고 싶다. 일 년 백수짓 했다가 다시 시작하면 어떨까? 그러나 주위 어르신들을 보면 그 생각을 접는다. 다들 십 년은 기본적으로 장사한 분들이라 나도 인내심을 갖고 버텨보려 한다. 더 좋은 기회를 잡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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