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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03. 매일 쓰기

중드, 창란결, 왕학체와 우서흔 주연

by 허니데이 2022. 11. 4.

창란결

핀터레스트 출처
핀터레스트 출처


오랜만에 재밌는 중드를 만났어요. 덕분에 즐겁게 지냅니다. 맛있는 것을 조금씩 떼어 먹듯 보고 있어요.

창란결의 남주는 왕학체, 여주는 우서흔입니다.
왕학체는 제가 이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아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 사실만으로 볼 만 하죠. 장야 2에서 예쁘고 발랄한 인상을 남겼거든요. 키 크고 잘 생긴 데다 얼굴이 정말 예쁩니다.  아니나 다를까 여주 우서흔보다 더 빼어난 미모를 보여줘서 남주 얼굴만 봐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장야 1의 진비우가 남긴 여운이 너무 진해서 장야 2의 왕학체는 좀 귀공자스럽지 않나 생각했지만... 진지할 때 진지하고 발랄할 때 발랄한 모습에 반했습니다. 여기서도 그 느낌을 잘 살렸어요. 믿기지 않겠지만 진짜입니다.

그럼, 첫화의 장엄한 서사부터 읽고 시작하죠.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월족 월존 동방청창은 상고 비술을 익히다가 아무 감정도 업는 괴물로 변했다고 한다. 동방청창은 아버지를 죽이고 월존의 보좌를 빼앗아 10만의 월족 사병을 거느렸으며 수많은 만행을 저질렀다. 선계의 수운천과 월족의 창염해는 물론 인간 세상의 운몽택까지 위험에 처하게 된다. 선계의 군신인 적지 여인은 창생을 구하기 위해 원신이 상하는 것도 마다하고 동방청창과 함께 희생되어 10만의 월족 사병을 봉인한다. 그러나 동방청창의 원신은 죽지도 사라지지도 않았다. 만약 부활한다면 지옥의 불은 삼계에 휘몰아치게 될 것이다.
전설에 따르면 오직 식산 신녀만이 이 대재앙을 막을 수 있으나 신녀는 종적을 감추고 말았다.

그로부터 3만 년이 지나고, 선계 수운천의 제군, 운몽군은 군신이자 동생인 장형 선군을 옥경으로 부릅니다. 마침 월족과의 전쟁에서 대승을 거둔 까닭에 장형은 선족 모두에게 치하를 받습니다. 그것이 부담스러웠던 그는 형에게 전장으로 다시 보내줄 것을 간청하는데... 운몽군은 뜻밖의 사실을 그에게 밝힙니다.

3만 년 전 죽은 걸로 알려진 동방청창이 지금 호천탑에 갇혀 있다는 것입니다. 식신을 잃고 원신만 남았지만... 절대 깨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기에 운몽군은 최근 호천탑을 봉인한 호천진이 흔들리는 것에 촉각인 곤두선 상태였습니다. 따라서 호천진을 재정비하고 보강하기 위해서는 상선은 물론이고 아우의 법력까지 필요했습니다.

한편 선계에서 가장 외진 곳에 자리잡고 있는 사명전에는 이름 없는 난초 요정이 살고 있었습니다. 사명이 운몽택에서 주운 난초씨가 자라서 지금의 귀여운 선녀가 되었지만 그녀에게는 불행한 과거가 있습니다. 그건 사명이 어느 날 술에 취해 널브러지면서 술을 난분에 쏟은 것이죠. 그 바람에 선근이 썩게 되자 사명은 쓸모 없다며 난초를 버리려 했습니다. 마침 그 자리에 있던 장형 선군이 말렸죠. 그렇게 살아난 덕분에 지금의 귀염둥이 선녀 소란화가 될 수 있었습니다.

소란화는 스승 사명이 오백 년 전 운몽택(인간계)으로 떠나면서 홀로 사명전을 지키며 명격의 나무와 명부를 돌보게 되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도 장형이 돌아왔다는 소식은 더없이 기쁜 일이었습니다. 왜냐면 그녀를 살려준 생명의 은인이니깐요.

또래의 선녀들에게 장형의 초상화를 갖고 있는 게 들켜서 호되게 구박을 받았지만... 좋아하는 마음만큼은 포기할 수 없죠.

장형에게 줄 꽃바구니를 들고 무작정 길을 나서는데 숲에서 우연히 진짜 운명처럼 그를 만납니다. 다른 선녀들이 알면 질투에 몸서리칠 행운이 아닐 수 없지만 그는 소란화가 내미는 꽃바구니에서 난꽃 하나만 갖고 떠나죠.

그에게 소란화는 일면식도 없는 하급 요정인데도 그녀의 진신이 난화임을 이미 알고 있듯 무심히 그 꽃만 가려 간 것이니 더 기쁠 수 밖에요.

그 날 저녁 명격 나무에서 명부 나뭇잎이 떨어지고 그것이 장형의 것임을 알고 들여다보게 됩니다. 원칙적으로 명부를 봐서도 안되고 그 주인에게 내용을 말하는 것은 더더욱 금지인데... 하필이면 그의 명줄이 끊겨서 나타납니다.

소란화는 명부를 읽고 불안한 마음에 장형이 있는 곳으로 갑니다. 그곳이 무시무시한 죄인들만 모아서 가둔 호천탑인 걸 모를 리 없는데도!

장형은 운몽군을 비롯한 수천 명의 상선들과 함께 호천진에 법력을 쏟아붓고 있었습니다. 마그마처럼 들끓으며 살기를 흩뿌리는 호천진은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습니다. 그때 법진의 공격이 장형의 흉부를 때리려는 찰나 가면을 쓴 선녀가 앞을 가로 막는데...

순식간에 호천진의 사나운 기운이 소란화를 끌고 호천탑 상층으로 데려다 놓습니다. 그곳에서 그녀는 기이한 남자를 만나죠. 진짜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어떤 힘에 의해 몸이 공중으로 들어 올려지고 양팔이 사슬에 묶여서 허공에 매달린 남자의 입술에 입맞추게 됩니다.

그렇게 정신이 든 동방청창은 기분 나쁜 현실을 맞다뜨리죠. 자신이 방금 키스한 소녀와 몸이 바뀐 것입니다. 실랑이 끝에 또 한 번의 키스로 몸을 돌려 받고 호천탑을 부수고 나옵니다. 소란화도 그 틈을 타서 도망쳐 나오죠.

동방청창은 우선 망천에 잠들어 있는 흑룡 상궐을 깨웁니다. 상궐은 월존의 부장으로 사나운 본신에 비해 착하고 성실하며 충심 가득한 남자입니다. 동방을 보자 뛸듯이 기뻐하며 충성을 맹세하죠. 그러나 월존으로 복귀해서 예전의 명성을 되찾고 선계를 다시 한 번 치기 위해 각오를 다지려는 순간 동방청창은 몸에서 날카로운 통증을 느낍니다. 그 원인은 호천탑에서 만난 난초 때문이었죠.

소란화 자신은 보잘 것 없는 난초일뿐이라고 생각하지만 식란성인이란 소름끼치는 주술을 걸 줄 아는 식란 성초였던 것입니다. 식란성인은 동심 주술로서 주술자가 경험하는 마음과 몸의 상태가 여과 없이 대상자에게 전달됩니다. 즉 주술자와  생사고락을 해야할 운명에 처해진 거죠. 게다가 주술자가 명령하는 것은 절대 복종할 수 밖에 없고 몸도 제멋대로 바꿀 수 있습니다. 다행히 소란화는 그 사실을 전혀 모릅니다.

삼계 최강으로 지존의 자리까지 다가간 남자에게 진짜 어처구니 없는 난감한 상황입니다만 어쨌든 위기에 처한 소란요를 구하러 가죠. 이때부터 동방청창의 모양 빠지는 고난이 시작됩니다.

안타깝게도...

선계는 동방청창이 풀려난 것도 모르고 그 낌새도 알아차리지 못한 채 평화롭기 그지 없습니다. 그런 까닭에 그는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사명전에서 사명이 사용했던 방을 차지하고 소란화를 닥달하며 구박하고 협박도 하고 성질도 부려가며 의외로 즐겁게 보냅니다.

나름 성실히 식란성초를 가꾸며... 식란성인의 주술을 풀기 전까지...

소란화가 해시에서 가져온 의문의 명부에서 적지여인의 원신을 보게 됩니다. 그것도 그녀를 돌볼 이유가 되었죠.
적지여인의 삭풍검이 여전히 10만 대군을 봉인하고 있는데 검의 주인이 아니면 삭풍검을 뽑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원신마저 소멸된 줄 알았던 그녀가 인간으로 환생을 거듭하고 있었습니다. 즉 봉인을 풀 실마리가 생긴 거죠.

훼손된 그 명부를 복원시키도록 독려하기 위해서라도 곁에 있어야 했습니다만... 난초 요정은  그에게 제발 자신을 좋아하지 말아달라며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합니다.

동방은 본심을 그대로 말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사악한 남자치곤 무척 정직하죠. 아주 직설적으로 감정이라고 없이 진실되게 그녀에게 말하죠.

''본좌는 널 몹시도 죽이고 싶다. 네 손을 자르고 발을 잘라서 망천의 악어 먹이로 던져주고 싶지만... 널 죽일 수 없을 뿐 아니라 누구든 널 다치게 하는 걸 허락할 수 없다. 누구든 네 털끝 하나라도 건들리면 그 놈의 가죽을 벗겨서 초롱으로 만들어 버릴거야.'' 부터 시작해서 ''지금부터 너는 내 것이다. 네 목숨도 내 것이고 네 숨결 네 심장도 네 몸에 흐르는 피 한 방울도 모두 내 것이야. 나의 허락없이 내 시야에서 벗어나지마.''라고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을 쥐서
말하는데 오해할 만한 말 아닌가요?

그래서서인지 그녀 역시 대놓고 장형을 좋아한다며 용천궁의 시녀로 뽑히는 게 소원이라고 노랠하죠. 동방 역시 ''네가 누굴 좋아하든 상관 없다. 하지만 너는 내 것이다.''라고 끊임 없이 주지시키죠.

진짜 그는 그녀에게 일도 관심 없었습니다. 식란의 주술과 적지여인의 명부만이 관심의 전부였죠.

그렇지만 운몽군의 동생이자 선족의 군신 장형이 과연 그녀를 좋아할까요? 선근이 썩어서 법력이 거의 전무한데다 신분도 비천하고 천성도 게으른데다  머리조차 아둔한 그녀를 거들떠보기나 하겠습니까? 그건 그녀의 화초 친구들도 마찬가지로 비관적인 입장입니다.

동방 역시 그녀 혼자 짝사랑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웬일? 선계 최고의 미녀 단음 선녀에게는 차갑게 굴면서 소란화를 바라보는 눈길은 은근히 달달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명격의 나무에서 미래를 보여주는 천극경이 비칩니다. 거기서 동방청창은 장형과 나란히 혼례식을 치르는 그녀를 보고 가슴이 답답함을 비로소 느끼게 됩니다.

삼계에서 거칠 게 없는 최강자로 살아온 그에게 인생 최대의 위기가 닥칠 것 같습니다.


다음 사진은 죄다 핀터레스트에서 퍼왔어요. 엄청 많아서 인기를 실감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