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코로나19로 인해 이듬해 잠깐 일을 쉬었거든요.)에 봤던 걸로 기억합니다. 다시 봐도 재밌네요.
솔직히 초요는 작품의 완성도에서 좀 미흡합니다. 중국 드라마의 한계인 모양이지만 결말까지 지켜보면서 화가 치밀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영상의 아름다움에 비해 정교함이 부족했고 스토리 전개는 뒤통수 치듯 막 나갔고 편집은 앞뒤가 뒤죽박죽으로 섞인 듯 나왔죠. 그래서 결말로 갈수록 이야기를 이해하기 어려웠고 엔딩 역시 이것이 말로만 듣던 오픈 엔딩인가 싶을 만큼 어떻게 끝난 것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오픈 엔딩은 중국 드라마의 특성이라고 하는데 우리 나라 정서와는 상극인 것 같습니다. 결말 없이 끝을 맺거나 해피 엔딩과 새드 엔딩 두 개를 각각 보여주는 것은 진짜 제게는... 피 토할 만큼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습니다.
여하튼 초요의 원작을 찾아서 읽었고 그제서야 마음의 답답함이 확 풀리더군요. 지금 원작이 출판되었는지 모르나 당시엔 어느 친절한 블로거님이 번역해서 올린 글을 읽었습니다. 그 분께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원작이 아닌 드라마의 줄거리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작정입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천년 전 봉마산에 마왕 려수는 자신의 아들 려진란을 봉인하고 육합도로 떠납니다. 이유는 아들의 몸속에 들어간 마기를 없애기 위해서였죠. 그러나 려수는 부하의 배신으로 육합도에서 죽임을 당하는 바람에 끝내 돌아오지 못합니다. 대신 려수의 수하였던 로씨 일족이 봉마산에 살며 봉인을 지킵니다.
로초요는 그런 로씨 일족의 마지막 후손입니다. 외할아버지와 단둘만이 봉마산의 봉인을 지키며 살고 있었죠. 지루하고 따분한 일상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종문의 수장 락명헌이 마왕의 아들이 봉인된 봉마산으로 들어옵니다. 그의 목적은 마왕의 아들을 죽이는 것으로, 마왕의 봉인 속으로 들어갔다가 아들을 풀어주는 실수를 저지르고 자신은 봉인의 살기에 의해 크게 부상을 당해서 봉마산 결계 안에 갇히게 됩니다.
그 사실을 전혀 모른 채 로초요는 처음 보는 남자에게 첫 눈에 홀딱 반해서 부상당한 그를 할아버지 몰래 돌봐주기까지 하죠.
락명헌은 초요의 도움으로 몸이 빠르게 회복하고 바로 봉마산을 떠납니다. 초요에게 세상 밖의 동경만 잔뜩 불어넣고 말이죠.
한편, 마왕의 아들이 사라진 봉인을 들여다 보며 할아버지는 드디어 일족의 사명이 끝났음에 해방감을 느낍니다. 더이상 봉마산에 있을 필요가 없어진 것이죠. 마침 손녀는 무공을 쌓아서 세상 밖으로 나가서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힙니다.
락명헌과 세상 밖의 동경으로 초요는 몇 년의 수련을 거쳐 무공을 연마, 봉마산의 결계를 스스로 뚫고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되자 외할아버지께 작별을 고하고 봉마산을 떠나 세상으로 나갑니다.
락명헌의 가르침에 따라, 좋은 사람이 되어 강호의 안녕을 위해 살겠다는 포부를 안고 그녀가 처음 한 선행은 마왕의 아들을 구한 것입니다.
종문의 각 문파들이 모인 광장의 단상에 한 소년이 기둥에 사지가 묶인 채 처형을 기다리고 있었죠. 초요는 그때 처음 마왕의 아들을 봅니다. 얼굴과 몸 전체를 휘감고 있는 푸른 흉터가 끔찍하게 보이지만 아직 어린 소년이었습니다. 그런 그를 마왕의 아들이란 이유로, 종문의 숙적으로 낙인찍어서 죽어려는 것을 불의라고 여긴 초요는 종문의 고수들과 싸워서 소년을 구출합니다.
그 일로 초요는 크게 다치고 종문의 적이 되어 추격을 받게 되죠. 그런 그녀를 소년은 곁에서 돌봐주죠. 그러나 몸이 회복되자 소년에게 묵청이란 이름을 지어주고 당분간 숨어살 곳을 마련해준 뒤 떠납니다.
락명헌을 만나기 위해, 봉산으로 곧장 가죠. 자신의 우상, 마음의 첫 사랑, 동경의 대상. 그러나 락명헌을 만나는 순간 이 모든 환상이 산산히 부서집니다.
종문의 수장이자 살아있는 신선, 금선 락명헌은 마왕의 아들이 있는 장소를 밝힐 것을 명하고 초요가 불복하자 봉산의 감옥에 하옥하고 고문까지 합니다. 이 소식을 듣고 할아버지가 와서 손녀를 구해주지만 정작 자신은 금선의 비기, 주작의 불에 타 죽습니다.
이에 격분한 초요는 "금선은 이제 나의 원수, 난 칼로서 피의 길을 열고 검으로 억울함을 풀거야" 라고 외치죠. 그 길로 묵청이 있는 직진산으로 돌아가 마교 만로문이라는 문파를 세웁니다.
만로문은 정도를 외치는 종문을 하나씩 무너뜨리며 세를 불려 나가죠. 그리고 초요는 락명헌이 결혼하는 날 불사의 몸인 그를 죽이지는 못하지만 영원히 깨지 못하는 가사의 상태로 봉인시킵니다.
5년 후, 상고 시대의 검이자 마왕의 검이었던 마검 만균검이 검총에서 기나긴 시간동안 잠들어 있다가 드디어 세상에 나오는 날입니다. 만균검을 가진 자는 무림지존이자 천하를 호령하는 영웅이 된다는 전설이 있는 만큼 초요는 부하들을 직접 이끌고 검총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종문의 매복에 급습을 당하고 혼자 고립됩니다. 그때 묵청이 검총으로 들어와 그녀를 호위하죠.
묵청은 만로문의 문지기로, 그동안 초요의 관심 밖에서 멀어져 있던 존재였습니다. 그런 그가 자신을 구하려 온 것이 놀랍기는 하지만 초요의 관심은 오직 만균검과 생존이었으므로 그의 충심을 이용하기로 하죠.
"만약 내가 무사히 빠져나가도록 날 지켜준다면 강호의 영웅들을 네 앞에 엎드리게 해 줄게," 라며 부귀영화를 약속하죠. 그 증표로 목에 있던 은거울 목걸이를 건네주는데, 묵청은 거절합니다. 오히려 그걸 간직해달라며, 적진으로 뛰어들죠. 초요가 무사히 검총을 빠져나가도록 그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종문의 제자들과 싸우지만 묵청은 마왕의 아들이란 명성이 비루해지게도 힘이 약해서 금방 피범벅이 됩니다. 그때, 검총 바닥에 그의 피가 떨어지자 지하에 있던 마검 마균검이 땅을 가르며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검총의 바닥이 갈라지는 소리에 초요는 되돌아봅니다. 묵청이 마균검을 잡으려고 합니다. 그 순간 안 돼! 그 검은 내 거야!라고 외치며 달려오지만 한 발 늦었습니다. 검이 주인을 선택한 뒤였죠. 초요는 생각합니다.
묵청이 진짜 마왕의 아들이었구나. 교활한 놈! 배신자! 은혜를 원수로 갚다니... 날 구하러 온 게 아니라 만균검을 차지하기 위해 온 거였어. 나를 속인거야. 그것도 모르고 날 좋아하는 줄 알았군. 지금까지 만로문에서 문지기로 있었던 이유도 만균검을 차지하기 위해 숨죽여 기다렸던 거야. 음흉한 녀석이었어.
묵청이 만균검을 쥐는 순간 검총의 지붕이 무너져 초요는 죽습니다. 만균검이 뿜어내는 엄청난 검기에 압도당해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동시에 검총 자체가 무너지면서 엄청난 돌무더기에 깔려 죽습니다. 참 어이 없게...
그 후로 또 5년. 검총 바닥을 샅샅이 뒤졌지만 초요의 시체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묵청, 아니 려진란은 오늘도 초요의 빈 무덤을 쓸쓸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짝 잃은 외기러기는 종문에도 있죠. 장옥성주이자 락명헌의 부인으로, 첫날밤도 치르지 못하고 과부가 된 류소야는 봉산의 수장으로 남편을 대신해 종문을 이끌고 있습니다. 초요가 죽고 새로운 문주로 만균검의 주인 려진란이 되자 만로문은 더욱 발전해서 마도가 정도를 압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녀는 락명헌을 부활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 방법은 바로 금가의 피로 락명헌의 몸을 적시는 것입니다. 현옥당의 금당주 금유의 피가 그것입니다.
감심문의 류문주는 류소야의 술법에 걸린 채 최면 상태에서 금유의 심장에 칼을 꽂습니다. 그 장면은 금유의 딸 금지언이 목격, 금유는 죽기 마지막 순간 금지언을 순간이동술로 밖으로 도피시키지만, 그 사건 이후 그는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금지언은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한 것을 종문에 알리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고 류외 역시 자신은 그런 일이 없다고 발뺌을 하고 아버지의 죽음을 입증할 증거마저 없게 되자, 종문을 떠나 만로문으로 들어가기로 결단. 종문의 제자들이 말리며 쫓아오자 도망치는데 아뿔싸, 소산 미진에 걸려들었습니다.
소산 미진은 천진각의 법진으로, 얼음 동굴인 동시에 길이 미로로 되어 있습니다. 금지언은 종문의 수련을 받긴 했지만 공력이 약해서 미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헤매다가 발을 헛디뎌서 얼음 바위에 머리를 찧고 기절합니다. 금가의 피는 신비한 능력이 있다고 했죠? 그 피 한 방울이 얼음 속의 초요를 깨우죠. 그렇게 초요가 금지언을 통해 저승에서 이승으로 부활합니다. 완전한 부활은 아니지만...
금지언과 같은 얼굴로 부활한 초요는 금지언이 만로문에 가서 무공을 배워 류외에게 복수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동조하며 같이 길을 나서죠. 하지만 의외의 복병이 나타납니다. 류외의 아들이자 금지언의 정혼자 창령 거거가 말을 탄 채 가짜 금지언을 낚아챈 것이죠.
어이 없게도 초요가 창령 거거의 말에 납치되어서 또 어이 없게도 만로문까지 갑니다. 창령, 너 정신 있냐? 그러나 부창부수라고, 창령도 금지언 못지 않게 곱게만 자라온 인물이다보니, 만로문의 금지구역으로 말을 몰아감에 따라 큰 재앙을 당하죠. 그 전에 번개가 쳐서 말이 놀라 앞다리를 위로 치켜세우는 바람에 둘 다 바닥에 떨어지고, 창령은 그 자리에서 기절한 채 만로문의 감옥에 갇히고 가짜 금지언은 눈에 그리던 원수 려진란을 만나 바로 검을 겨누는데 어디 상대가 되야죠. 한 번의 일격에 바로 려진란에게 죽을 위기에 직면하자, 초요의 최애 필살기를 사용합니다.
"소협이 이기셨습니다. 진심으로 승복합니다"라며 머리를 굽히고 항복하는 것이죠.
이것은 초요가 묵청에게 가르쳐준 필살기였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난생 처음 보는 종문의 어린 여자가 초요의 말을 쓰고 초요의 행동을 보이는 데 려진란은 그만 넋이 나가죠.
금지구역은 초요의 빈 무덤이 안치된 곳이지만 금지언의 그 말에 려는 가슴이 먹먹합니다.
왜냐면 너무도 그리웠기 때문입니다. 초요를 잃고 한동안 제 정신이 아니었던 그였기에, 초요를 연상시키는 금지언을 얼떨결에 용서하게 됩니다.
려진란은 마균검을 얻는 순간 자신의 마기를 눌러왔던 검푸른 흉터(거의 문신에 가까움)가 사라지면서 놀라우리만큼 아름다운 남자로 바뀌고 제로에 가깝던 공력 역시 무한대가 되어, 무림의 지존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가장 소중한 사람을 잃었죠. 초요!
"넌 눈이 너무 예뻐. 반짝이는 별득이 가득 찬 것 같아,"라고 말해준 여인.
금지언은 려진란이 멍해 있는 사이 자신을 제자로 받아줄 것을 떼쓰고, 결국 희월봉에 방을 갖게 됩니다. 그렇게 진짜 금지언과 가짜의 기막한 동거가 시작됩니다.
'소소한 일상 > 03. 매일 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닥터 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 (0) | 2022.05.12 |
---|---|
중국 무협 환타지 로맨스 드라마, 초요, 백록과 허개 주연(2) (0) | 2022.05.04 |
중국 무협 드라마, 장야 2, 왕학체, 송이인 주연 (0) | 2022.04.25 |
돈이 들어오는 주파수 이야기 (0) | 2022.04.01 |
중국 무협 드라마, 장야 1, 진비우, 송이인 주연 (0) | 2022.0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