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기 위해, 다시 초요를 보는데 감정이 더 울컥해지더군요. 허개라는 배우의 연기력 때문인지, 려진란의 절절한 사랑이 살갗으로 스며들어서 심장에 무리를 주더군요.
사심을 담아, 초요의 다음 이야기를 이어 나가겠습니다.
금지언은 가짜 금지언(초요)의 활약으로, 려 문주의 제자가 됩니다. 그러나 종문 명문가 출신 아가씨라서 겁이 많다보니 려진란을 굉장히 무서워하고 어려워합니다.
''걸을 때 몸이 굳는 것 같고 잠자코 있어도 숨 막혀 죽을 것 같아.''라고 초요에게 호소하죠.
반면 가짜 금지언, 초요는 려에게 거침 없죠. 금지구역에서 두 번째로 려진란에게 발각되어서 분노를 사자, 초요가 유령이 되어서 자신의 꿈에 나타나 자신의 이름으로 선행을 베풀라고 한다며, 검총에서 려진란과 나눴던 은밀한 대화를 들려줘서 위기를 벗어납니다.
려는 초요의 이야기만 나오면 이성이 마비되는 증세 때문에 가짜 금지언은 승률 100%의 무적인 것이죠.
한편 서지지에서 구한 공공환을 먹고 부작용이 생깁니다. 낮에는 투명인간으로, 밤에만 정상이 되는데 그 점을 활용, 초요는 바로 무학전으로 가서 려진란을 공격하지만 만균검이 워낙 잘 방어해서 실패한 채 돌아옵니다. 그 사건은 려진란에게 가짜 금지언의 초요가 유령으로 보인다는 거짓말을 믿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따라서 실패가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보상을 해주기도 합니다.
초요는 려의 신임을 바탕으로 장서각 허가증을 요청하러 무악전을 찾습니다. 그러나 만로문의 장서각은 마교 최상급 비서와 기서가 많아서, 종문의 금에게 허락할 리 없겠죠. 그걸 아는 초요는 려에게 마음에도 없는 아양과 애교를 떨며 적극적인 스킨십도 시도하는데 정작 그의 마음을 돌린 것은 그녀의 실수였습니다.
그의 책상 위에 놓인 덜 익은 청과를 무심결에 집어들어서 너무도 맛있게 먹은 것이죠. 초요의 평소 행동을 한 것입니다.
또 넋이 나간 려는 금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줍니다.
''너 맞아?''
초요의 무덤 앞에서 묻습니다. 그의 마음 한 켠으로 희망이 차오릅니다.
또 한 방. 장서각에서 책을 읽는 금을 몰래 감시하던 려는 문득 말을 걸죠. 왜 그랬을까요? 저도 모릅니다만 감시만 하기에는 금의 정체가 너무 궁금해서 참을 수 없었던 게 아닐련지요. 그 바람에 금(초요)은 다시 아양과 애교, 신체접촉을 감행하는데, 이도 저도 통하지 않자, 려에게 아첨을 합니다. 사실 진실에 가까운 말이지만요. 그 말에 또 넋이 나가서 금이 필요하다는 공력 높이는 약병만 두고 사라지는 려입니다.
''사부님은 눈이 예뻐요. 별빛이 가득찬 밤하늘처럼요.'' 이어서 어쩌고 저쩌고. 초요가 그에게 했던 유일한 칭찬이었던 까닭에 려진란은 사라질 수 밖에요.
초요는 려가 자신에게 잘하는 이유가 금지언의 아름다운 미모와 자신의 뛰어난 유혹의 기술이라 생각하지만... 려가 자신에게 진심으로 잘해주자 당황합니다. 생전에 초요와 묵청의 사이는 문주와 문지기로 진짜 아무 사이가 아니였습니다.
그 사이 상옥성주 류소야는 북산주와 결탁해서라도 금지언을 종문으로 데려오려고 노력합니다.
조카 류창령이 만로문의 지하 감옥에서 죽어가는데도, 금지언에 대한 생각 뿐. 류창령을 생각하는 사람은 오직 금지언 뿐입니다. 진짜 금지언은 무공을 연마해서 복수를 하겠다면서도 정작 류창령을 구하려고 목숨을 겁니다. 여하튼 이쪽 금도 바쁘네요.
초요는 강주성에 선행을 하러 갔다가 신산의 강무와 만납니다. 거기서 강무의 포부를 듣고 호감을 갖습니다.
''려진란을 죽이고 만로문을 빼앗아 문주가 되고 싶다.''라는 말이 귀에 착 붙습니다.
어느 날 저녁, 살아있는 부처, 천진각의 각주이자 강호 최고의 미남, 금지언의 대백부 금천현은 하필 초요가 있을 때 만로문에 옵니다. 금지언을 데려갈 목적이죠. 때마침 금지언이 대신 자리를 바꿔서 금천현에게 만로문에서 수행을 하겠다고 말함에 따라, 그는 알았다며 담백하게 떠납니다.
저도 금천현 같은 삼촌이 있었으면...
그때 밖에서 려 문주는 긴장한 채 그 둘의 대화를 듣고 나름 안도합니다만 금천현에게 질투를 느낍니다. 왜?
묵청일 당시 초요는 금천현의 미모가 소문이 자자하자, 그를 납치해서 하룻밤 그의 곁에서 말 그대로 직관합니다. 순수하게 눈으로 쳐다보았을 뿐이지만... 묵청에게는 질투할 만한 사건이었죠.
하지만 초요는 금이 려를 두려워하듯 금천현을 두려워합니다. 그 이유는 그녀도 모르는 사연이 숨겨져 있는데, 잠재의식에 박힌 두려움이죠.
어쨌든 려는 금천현과 금지언이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바보가 아닌 이상, 려도 금이 둘이란 것을 짐작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싫은 것은 싫은거죠.
려진란은 진짜 금지언이 사랑하는 류창령도 싫어합니다. 금지언이 류창령을 만로문에서 탈출시키는 과정에서 북산주 원걸에게 잡혀서 죽을 위기에 닥치자, 초요가 금지언을 대신해서 북산주와 싸웁니다. 그 대결에서 금이 초요의 초식을 쓰는 걸 보고, 려는 의심의 여지 없이 그녀임을 확신하죠. 그때부터 마지못해 창령을 구해서 신의 서산주 고함광을 초대해 치료해주고 만로문 밖으로 내보냅니다.
진짜 금이 하는 부탁은 죄다 초요가 들어주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는 까닭입니다.
어떻게 초요가 금지언이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 자신 앞에 누워있는 금이 초요라는 사실은 반박할 수 없는 것임을 알기에, 려의 마음은 안도와 감사로 벅차 오릅니다.
''이 생에 다신 못 볼 줄 알았는데, 험난한 내 운명에도 너에 관해서만큼은 행운이 따르는구나. 초요. 드디어 네가 돌아왔구나.''
''난 한 눈에 반했지만 너에겐 스치는 바람 같았겠지.''
''다시 찾은 것만도 다행이니 다른 건 하나도 바라지 않아.''
려는 이때부터 진심으로 사랑을 쏟기 시작합니다. 진짜 금지언과는 서로 알아서 거리를 둡니다. 그러나 초요는 려의 마음을 이용하기에 바쁘죠.
려는 초요의 무덤 아래 묻어놨던 규심경을 꺼냅니다. 검총에서 그녀가 그에게 주려했던 작은 은거울로, 시신 대신 묻어놨던 그것을 새 목걸이의 펜던트에 담아서 진짜 금지언에게 주며 몸에 꼭 지닐 것을 당부하고 거처도 자신의 침전 창파전 옆 탁진전으로 옮기라고 명하죠.
진짜 금과 있을 때는 대화랄 것도 없습니다. 일방적인 명령하달입니다. 다만 친절하고 예의 바른 문주 역입니다.
여기서 잠깐, 규심경의 비밀을 알려 드리죠. 초요는 어느 날부터 자신의 목에 걸려 있었다고 하지만, 그것은 묵청이 아버지로부터 받은 유일한 유품입니다. 술에 잔뜩 취해서 자신에게 온 그녀에게 하룻밤의 증표로 그가 준 것이죠. 그런데 규심경은 법기로 착용자의 생각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기능이 숨겨져 있습니다. 그 외 네비 기능도 있는 듯.
아마도 묵청은 아버지 마왕 려수에게 난생처음으로 고마워했을 것 같습니다. 자신과의 하룻밤을 통째로 기억에서 날려버린 그녀지만... 그녀를 해바리기했던 그에게 규심경은 그녀와 자신을 이어주는 창구였으니깐요. 검총에서 그녀를 그렇게 빠르게 찾았던 것도 은거울, 규심경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만약 초요가 죽을 때까지 이것을 지녔더라면 시체를 찾는 것도 어렵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초요는 려에게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꿋꿋합니다. 남산주의 약방에서 독을 훔쳐서 음식에 뿌려도 보고 살진을 만들어 방심한 순간을 이용해 공격도 하고 이도저도 안 되자, 려수가 죽었던 육천도로 보냅니다.
''사부님의 만균검처럼 저도 굉장한 보검을 갖고 싶은데... 육천도의 천검 육합천일도가...''
''가져다 줄게.''
초요가 갖고 싶어했던 검이었으므로, 만균검은 이미 주인을 택해서 주고 싶어도 줄 수 없지만, 육합천일도는 아직 가능하므로... 천검을 가지러 육천도로 떠납니다.
육천도에서 검의 수호자가 주는 죽음의 시련을 고스란히 감내하며 그는 말합니다.
''천번의 벼락과, 만장의 심연도 검을 가져가는 내 앞을 못 막는다.''
그렇게 천검을 뽑지만, 그는 미래의 환영과 만납니다. 붉은 옷의 당당한 초요가 생전의 얼굴로 나타나 사지가 묶인 자신을 향해 육합천일도로 가슴을 꿰뚫어서 죽이는 장면입니다. 그 순간 오히려 려진란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죠.
''이렇게라도 네 얼굴을 보니 좋구나.''
바보! 천하에 몹쓸 병도 고치는 신의 남산주가 혀를 차며 하필이면 사랑꾼이 되었냐며 근심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금지언이 초요에게 한 말입니다. 려 문주를 볼 때, 혼자 오래 외로워하다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난 듯 하다고 말이죠.
려진란은 전생애를 거쳐 지금이 가장 행복합니다. 적어도 바라만 보던 그녀와 진짜 연애를 하고 있으니깐요. 전에는 그녀에게 줄 것 하나 없었는데...
원한다면 문주의 자리도 내줄 수 있습니다. 목숨도 기꺼이 줄 수 있습니다. 초요를 다시 잃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일은 없으니깐요.
하지만... 당장 육합천일도에 의해 회복 불능의 상처를 입었습니다. 초요가 불러 들일 시련은 시작도 안 한 상태이고요. 그럼에도 그에게서 초요를 뺏을 수 없을 거 같습니다. 지금은 그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이니깐요.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두 사람이 행복해집니다. 그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는 게 문제죠.
저는 15회를 끝으로 더 이상 줄거리를 적지 않을 것입니다. 당분간 려진란의 행복한 시간을 지켜주고 싶어서라고 변명합니다.
초요의 시나리오 작가가 원작자라고 합니다. 하지만 드라마는 원작과 달리 중심 인물들을 죄다 외기러기로 만드는 패악을 부려서 실망... 다행히 원작은 까칠한 남산주도 사랑을 이루는 행복한 결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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