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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03. 매일 쓰기

나츠메 우인장 : 이시오코시와 수상한 방문자

by 허니데이 2022. 5. 14.

이시오코시와 수상한 방문자

핀터레스트 출처



일본 애니 영화입니다. 나츠메 우인장은 만화가 원작이며 지금도 단행본으로 나오는 걸 보면 아직 작가(미도리카와 유키)가 끝을 낼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 전까지는 틈틈이 만화 카페에 들려 만화를 봤습니다. 하지만 나츠메 우인장은 그림체가 가늘고 흐릿해서 재밌다는 추천을 들어도 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애니메이션을 보았고 왜 다들 추천하는지 알겠더군요.

나츠메 우인장은 요괴를 볼 수 있는 영능력자 나츠메가 시골 친척집에서 살게 되면서 겪게 되는 소소한 일상 이야기입니다.

그럼, 간략히 나츠메를 소개하죠.

나츠메는 어릴 때 부모를 잃었습니다. 이유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 나츠메의 영능력이 집안 내력인 것을 보면 불행한 사건이 있지 않았나 추측됩니다.

나츠메는 어려서부터 여러 친척집을 전전했습니다. 그가 가진 영능력을 이해하지 못한 어른들에게 배척당한 결과입니다. 어딜가나 구박덩어리였던 그에게 구원의 손길이 들어옵니다. 바로 후지와라 부부였습니다.

고등학생 남자애를 부부는 양자로 들인 것입니다. 나츠메는 3년 만 참자는 각오로 후지와라씨 집으로 들어간 것이죠. 그런데 후지와라씨의 토코 아주머니와 시게루 아저씨는 정말 마음 따뜻한 사람이었습니다. 나츠메는 처음으로 가정이 이렇게 행복할 수 있다는 것에 감동합니다.

그렇게 평온하게 잘 살던 그에게, 우인장이 눈에 띈 것이죠. 할머니 나츠메 레이코의 유품집에서 우인장이라고 쓰인 수첩을 발견한 것입니다.

종이 한 장마다 요괴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물론 나츠메는 읽을 수 없는 글씨지만 우인장은 우정을 과시하며 친구의 이름을 적은 게 아닙니다. 이름이 적힌 요괴들은 우인장의 주인에게 속박되는 주술에 걸려 일종의 종신 노예처럼 부려지는 계약서였던 것이죠.

따라서 우인장이 세상 밖으로 나오자 요괴들이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나츠메 주위로 몰려들기 시작합니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데 나츠메에게는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보이는 요괴들에게 쫓겨서 도망다니는 모습은 흡사 미친 놈입니다. 그렇게 도망치다가 복고양이가 봉인된 사당을 부수고 말죠. 그 덕분에 야옹 선생이 봉인의 결박에서 풀려나 자유를 찾습니다. 대요괴 마다라인 야옹 선생은 나츠메를 괴롭히는 요괴들을 순식간에 입 속으로 꿀꺽하고 구해준 답례로 우인장을 요구합니다.

나츠메가 단정하고 조용하며 수줍음 많고 말수 적은 내성적인 소년인 것은 사실이나 옹졸하고 비겁한 성격은 아니라서 야옹 선생의 협박에 단호하게 주먹 한 방으로 제압합니다.

그 일로, 야옹 선생은 우인장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나츠메의 방에 눌러 살게 됩니다. 처음에는 후지와라 부부에게 누가 될까봐 전전긍긍하지만 야옹 선생이 워낙 처세가 좋고 미남 고양이다보니 부부의 사랑을 한껏 받으며 거실까지 차지하게 됩니다.

대요괴인데 평소에는 너무 귀여운 복고양이라니 야옹 선생이 인기 있는 이유는 당연한 것 같습니다. 나츠메는 야옹 선생의 보호를 받자 요괴들이 더 이상 무서운 존재가 아니란 것을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나쁘고 고약한 것들은 야옹 선생이 먹잇감으로 먹어치운 덕분이지만 우인장에 쓰인 요괴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얼마나 레이코를 사랑했고 그녀의 부름을 기다렸는지 사연 하나 하나 접하게 됨에 따라 나츠메는 요괴들에게 애정과 연민을 갖게 됩니다.

나츠메 우인장은 요괴물인 동시에 힐링물입니다. 이제, 영화 이야기로 전환합시다.



핀터레스트 출처



이시오코시와 수상한 방문자는 2편의 옴니버스 형식입니다. 먼저 이시오코시에 대해 짧게 줄거리만 이야기하죠.

나츠메는 야옹 선생이 집을 나가서 돌아오지 않자 찾으러 숲으로 갑니다. 그때 친분이 있는 요괴들이 나타나 뿔이 달린 나쁜 요괴가 오고 있다고 겁을 주고 사라집니다. 그러고 보니 주위 요괴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뭔지 소란스럽죠. 하지만 요괴들의 일에는 관여하지 않는 주의라서 나츠메는 모른척 하고 발을 떼는데 물컹 뭔가를 밟습니다.

무릎에 겨우 닿은 작은 키에 공처럼 동그랗게 생긴 얼굴로 작고 귀여운 요괴였습니다. 스스로를 간테츠님의 89번째 부하 미츠미라고 소개하며 올해의 이시오코시라고 비밀을 발설하죠. 이시오코시는 간테츠의 깊은 잠을 깨워줄 임무를 맡은 자에게 주는 칭호였습니다.

야옹 선생과 중급 둘이 나타나 나츠메에게 이시오코시를 찾고 있다며 수선을 떨고 사라지죠. 히노에와 염소수염 역시 나타나 나츠메에게 이시오코시를 잡으러 다니는 것은 마츠리(축제)와 같다며 암벽을 지켜주는 간테츠님에게 봉사하려는 마음에서 이시오코시의 역할을 대신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해줍니다.

미츠미는 간테츠님은 자신을 깨운 자에게 포상을 하는 데 그것이 최상급의 술이라고 귀뜸해주죠. 즉 야옹 선생을 비롯 다른 요괴들의 목적은 술입니다. 그러나 미츠미는 보잘 것 없는 자신에게 그 일을 맡겨준 간테님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자신이 꼭 임무완수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지죠. 나츠메는 그런 미츠미가 기특해서 도와주기로 하고 동행하죠.



핀터레스트 출처



다음은 수상한 방문자입니다.
타누마는 나츠메의 비밀을 아는 절친입니다. 절집 아들이죠. 그런 타누마에게 고민이 생겼습니다. 어느 날부터 어떤 남자가 매일 그를 찾아와 뜬금 없이 산책을 하자고 끌고 나가는 것입니다.
나츠메는 타누마의 이야기를 듣고 같이 그 남자를 만나죠. 야옹 선생도 동행합니다.
남자는 준수하고 우아해보이기까지 합니다. 타누마의 말대로 남자는 숲길로 그들을 끌고 가죠. 마치 옛 추억을 회상하듯 타누마에게 자신의 옛 친구 이야기를 들려 주죠. 그날 밤 남자는 나츠메를 찾아와서 자신의 정체를 드러냅니다. 미스즈였습니다. 말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숲을 다스리는 대요괴입니다. 평소 너무 잘 아는 사이라 나츠메는 당황하죠. 그러나 미스즈는 타누마의 일에 관여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떠납니다. 야옹 선생도 나츠메에게 그러라고 조언하죠.
미스즈에게는 그럴 만한 사연이 있었지만 인간 나츠메에게 설명하기는 어려웠던 것이죠.

잔잔하면서 아름답고 마음이 몽글몽글 예쁘게 성형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게 나츠메 우인장을 좋아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핀터레스트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