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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02. 글쓰는 법

05. 일단 쓰자!

by 허니데이 2022. 2. 19.

주제 : 카밀라 발리예바

저는 스포츠에 대해 큰 관심은 없습니다. 다만 서울 88 올림픽을 시작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까지 보는 행운의 세대라서 조금씩 스포츠의 매력에 눈을 떴을 뿐입니다.

지금은 2022년 중국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열리고 있습니다.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 올림픽이 최악이라고 생각했는데 베이징 역시 평판은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러시아 소치 올림픽에 대해 최악이라고 생각했던 이유는 김연아 선수의 완벽한 연기에도 불구하고 자국 선수에게 근거에도 없는 큰 점수를 주는 걸 보고 너무 실망했기 때문입니다. 스코니코바 선수였습니다. 세계가 집중하고 있던 그 경기에서 러시아는 뻔뻔하게도 김연아 선수에 비해 형편 없던 무대를 선보였던 스코니코바에게 만점에 가까운 예술 점수를 부여하며 금메달을 주더군요. 그 순간 러시아의 국격이 추락하는 것 보았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동계 올림픽이 인기를 얻기 시작할 때가 언제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쇼트 트랙에서 메달을 따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던 거 같습니다. 피겨 또한 김연아 선수가 세계 대회에서 메달을 따면서였다고 봅니다. 그런 우리의 자랑스러운 김연아 선수가 소치 올림픽에서 그렇게 금메달을 도둑맞고 은퇴하게 되었을 때 얼마나 화가 나고 분하던지 잊을 수 없네요. 그런데 김연아 선수를 잇는 피겨 천재가 나온 것입니다. 카밀라 발리예바입니다. 15세의 예쁜 러시아 선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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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밀라 발리예바에 대한 극찬은 언론에서 연일 쏟아졌습니다. 4회전 점프를 했다, 신기록을 세웠다, 등등 발리예바의 환한 미소가 카메라를 가득 채웠습니다. 그 옆에 노란 긴 곱슬머리 아줌마도 보였습니다. 투트베리제 코치였습니다.

발리예바는 단체전에 참가해서 금메달을 땄습니다. 그러던 중 도피 의혹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설마 그랬겠어? 라며 너무 어린 선수라서 믿지 않는 분위기였죠. 하지만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금지 약물의 기준치의 200배나 검출되었으니 부정할 수도 없게 된 것입니다. 그 배후에는 투트베리제 코치가 거론되었습니다.

2014년 소치에서 조직적인 도핑 혐의를 받은 러시아는 징계를 받아서 이번 베이징에서 자국의 이름 대신 ROC, 러시안올림픽연맹으로 출전할 밖에 없었습니다. 이쯤되면 자중할 것이지 또 도핑이라니, 금지약물을 사용하는 것은 시험장에서 컨닝을 하는 것처럼 부정 행위를 저지르는 것입니다.

발리예바의 천재성이 넘을 수 없는 벽을 만들었던 이유가 도핑 때문이라니 참 슬프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섯살 때부터 약물을 복용한 것 같다는 추측들이 나오면서 앞으로 그녀의 인생이 더 망가질 것 같아서 측은합니다. 어른들, 특히 코치라는 여자의 성공 욕심이 천재 소녀의 경력과 미래를 망쳤습니다.

투트베리제가 가르쳤던 선수 중 스코니코바도 있다고 합니다. 도핑이 의심이 되는 시점이지만 발리예바에 집중하죠. 이 어여쁜 선수에게 피겨는 무엇이었을까요? 성공을 위한 도구였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매일 연습을 하며 가졌을 성취감을 행복으로 여겼을 것입니다. 고통스럽지만 더 나아지는 자신의 실력을 볼 때 희열도 경험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배움을 꾸준히 하며 이룬 성과들을 기뻐했을 겁니다. 그렇게 피겨에게 자신 전부를 바쳤던 어린 제자에게 약을 먹일 생각을 하다니, 그걸 국가에서도 방조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걸로 또 한 번 러시아는 저질 국가로 한 차례 더 아래로 국격이 추락했습니다.

발리예바는 투트베리제의 다른 제자들의 전철을 밟아서 20세가 되기도 전에 은퇴할 것입니다. 도핑에 따른 부작용으로 부상, 신체 이상을 겪으면서 선수 생활을 유지할 수 없었을 거라고 합니다. 쓸모가 없어진 폐품처럼 용도폐기 되는 건가요? 아니길 바라며 부디 잘 지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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