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 사자의 서
이 책은 편집자인 에반스 웬츠에 따르면 문자적 해석이 아닌 문자에 담긴 상징과 '속에 감춰진 가르침'을 해석해야 합니다. 즉 상징적 해석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본문에 들어가기 전의 글을 읽어야 본문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역자 류시화님의 글입니다. 원제가 바르도 퇴돌인 이 책의 기원을 잘 정리해 두셨네요.
본문 들어가기 전 긴 호흡으로, 천천히 읽는다고 생각하시고 읽어 보세요.
옮긴이의 말, 류시화
죽음의 순간에 단 한 번 듣는 것만으로
지금으로부터 1,200년 전, 한 인도인 스승이 티베트 왕의 초청을 받아 히말라야 산중 국가로 먼 여행을 떠났다. 그는 유명한 탄트라(密敎)의 대가였으며, 신비 과학에 정통한 자였다.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연꽃 위에서 태어난 자', 파드마삼바바라고 불렀다. 그것은 그의 순수함과 완전함을 상징하는 이름이었다. 그는 또한 인도 최고의 대학이며 당시 영적 탐구의 중심지였던 나란다 불교대학의 교수이기도 했다.
3년의 긴 여행 끝에 티베트에 도착한 파드마삼바바는 히말라야 설산에서 인도에서 갖고 온 신비 경전들을 티베트어로 번역하기 시작했다. 또한 인간을 궁극의 깨우침으로 인도하는 비밀의 책들은 직접 그 자신의 언어로 써 내려갔다. 생각해 보라. 만년설이 빛나는 산중 국가에서 한 이국의 노승이 노오란 버터기름 등잔 아래 앉아 <책 중의 책>들을 한 글자씩 적어 내려가고 있는 모습을.
하지만 위대한 스승 파드마삼바바는 그 비밀의 책들을 세상에 공개하지 않았다. 아직 때가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그 신비서들을 티베트 전역의 히말라야 동굴 속에 한 권씩 숨겨두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세상을 떠났다.
그는 죽기 전에 몇 명의 제자들에게 특별한 능력을 전수했다. 그것은 그들이 적당한 시기에 다시 육체를 갖고 세상에 환생하는 능력이었다. 그리하여 그 제자들은 수백 년 후에 한 명씩 다시 세상으로 돌아와 세상이 준비되었을 때 그 숨겨진 비밀 경전들을 어둠 속에서부터 꺼내기 시작했다. 이 위대한 사명을 가진 자, 그들을 사람들은 테르퇸이라고 불렀다. 그것은 티베트어로 '보물을 찾아내는 자'라는 뜻이다. 현재까지 테르퇸이 찾아낸 파드마삼바바의 경전만 해도 65권에 이른다.
<티벳 사자의 서>는 테르퇸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인물인 릭진 카르마 링파가 티베트 북부 지방의 한 동굴에서 찾아낸 비밀의 책이다.
릭진이 이 책을 찾아냈을 때 그 원제목은 <바르도 퇴돌>이었다. 바르도 Bardo는 '둘 do 사이 bar'라는 뜻이다. 그것은 낮과 밤의 사이, 곧 황혼 녘의 중간 상태를 말한다. 이 세계와 저 세계 사이의 틈새다. 그래서 티베트에서는 사람이 죽은 다음에 다시 환생하기까지 머무는 사후의 중간 상태를 바르도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이 책의 제목은 <사후세계의 중간 상태에서 듣는 것만으로 영원한 자유에 이르는 가르침>이라고 번역된다.
이 책은 장례식 절차를 설명한 택이 아니며, 단순한 사후세계의 설명서가 아니다. 생의 근본 진리를 분명하고 단호한 어조로 설파하는 티베트 최고의 경전이다. 따라서 진지한 독자라면 이 책이 죽은 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산 자를 위한 심오한 가르침이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할 까닭이 없다. 진리의 길을 걷는 모든 구도자들에게 이 책은 하나의 기본서이자 궁극의 책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 말하는 죽음이란 단순히 육체의 죽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상징적인 죽음이다. 그것은 진리의 길에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행해지는 동서양의 모든 입문 의식과 같은 것이다. 이들 입문 의식에서는 무엇보다도 상징적임 죽음이라는 통과의례를 거친다. 진리를 깨치기 위해서는 먼저 '나'가 죽어야만 한다고 스승들은 가르친다. 나의 존재, 나의 관념, 나의 과거, 이 모든 것이 죽어야 한다. 그들이 곧 진정한 거듭남이고 종말론의 의미라고 시인 안젤루스 실레시우스는 풀이한다. '나'의 전부가 죽을 때 스스로 밝아오는 진리의 빛, 모든 사물의 근원에 편재해 있는 그 절대의 빛, 다름 아닌 그 빛의 깨달음에 대해 이 책은 말하고 있다.
<티벳 사자의 서>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뛰어난 테르퇸이었던 릭진 카르마 링파의 공로만이 아니었다. 릭진이 이 책의 두루마리를 동굴 속에서 꺼낸 뒤에 그것은 필사본과 목판본으로 티베트와 히말라야 인접 국가에서만 전해져 내려왔다. 그러던 중 20세기 초에 한 영국인 구도자가 그 필사본을 발견했다. 그는 티베트 불교 연구의 선구자이며 옥스포드 대학의 종교학 교수인 에반스 웬츠였다. 그는 인도 북서부 다르질링의 한 사원에서 이 필사본을 구했으며, 시킴으로 건너가 티베트 승려 라마 카지 다와삼둡의 제자로 입문했다.
1919년 시킴의 강톡에서 이들은 <바르도 퇴돌>의 번역을 마쳤다. 번역은 라마 카지 다와삼둡이 했고 에반스 웬츠는 그가 구술하는 주석과 해설을 받아 적었으며 책의 편집을 맡았다. 그리고 그 초판본이 <티벳 사자의 서>라는 제목으로 1929년 옥스퍼드 대학 출판부에서 인쇄되었다. 그것이 서구세계에 일으킨 반응은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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