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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03. 매일 쓰기

오늘은 8월 10일 토요일 아주 맑음

by 허니데이 2024. 8. 10.

나는 매 순간 우주의 무한한 사랑과 돌봄을 받고 있다!
나는 매 순간 우주의 무한한 사랑과 축복을 받고 있다!
나는 매 순간 우주의 무한한 부와 축복을 받고 있다!
나는 우주로부터 강력한 후원을 받고 있다!
나는 최고의 수호신들이 돌봐주고 있다!

오늘은 어떤 하루가 될까?
문을 열자 밖에서 30분을 기다렸다며 손님이 들어왔다. 정확히 내가 지각한 시간이다.
다음은 늘 날 정신적으로 괴롭히는 언니 손님이 헐레벌떡 들어왔다. 은행 ATM기가 자기 카드를 먹었다며 난리도 그런 난리가 아니었다. 계속 분잡스럽게 굴어서 입 좀 다물라고 구박 줬다. 손님에게 그러면 안 되지만 그냥 놔뒀다간 나까지 정신착란증에 걸릴 거 같아서 그랬다. 그러나 소용없었다. 쉼 없이 중얼거리며 뒤질 수 있는 건 다 뒤졌다. 어차피 기계가 카드를 먹었을 것이고 담당 직원분이 와야 해결될 것이다. 그런데도... 정신분열증처럼 굴었다. 하는 수 없이 내버려 뒀다. 다행히 그 직원분이 일찍 와서 카드를 꺼내주고 나서야 제정신으로 돌아왔고 조금 있다 보니 남편분이 와서 오토바이에 싣고 갔다.
진짜 이기적인 아줌마다. 커피 한 잔 값에 자신의 모든 무례가 다 포함된 것처럼 군다. 어쨌든 사랑받는 마누라다. 부디 남편분이 잘 보살피길... 그리고 제발 혼자 놀러 가지 말고 마누라님과 동행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특히 주말에는 풀어놓지 마시라... 아저씨가 안 놀아주니까 나만 괴롭힌다.

그 다음은 진짜 날 괴롭게 하는 인형 도둑이 들렸다. 일찍 퇴근했다면서 인사만 하고 지나갔다. 다행이다. 술을 잔뜩 마시고 와서 커피와 쿠키를 잔뜩 사가는 남자 손님인데... 가게의 장식 인형들을 자꾸 탐내서 요주의 인물이기도 하다. 술을 안 마신 상태는 거의 처음에 가깝다. 그래서인지 깍듯이 인사만 하고 지나갔다. 내 매상은?

여름의 무더위 속에 거리는 한산하고 조용하다. 마치 사막 같이 정적이 흐른다. 바로 뒤에 바다가 있다는 사실이 무색하다. 관광지로 개발할 거라는 데...

관광 산업을 육성시키는 것보다 그냥 공장을 더 짓는 게 지역 경제에는 더 도움이 될 텐데... 있던 공장도 이전시켰던 전력이 있는 동네다. 그래서 점점 상권이 나빠지고 있다. 하필이면 내가 장사를 시작하면서 더 악화되고 있으니... 옆집 분식집 사장님께서도 지난 이십 년간 이렇게 조용한 적은 없었다며 한탄하시고 갔다. 그럼 나는? 나는 어쩌란 말이냐고? 같이 한탄하고 싶었다.

하지만 잠시뿐이다... 나는 눈부시게 쏟아지는 햇볕이 드는 거리를 바라본다. 평범하고 그저 그런 어느 무더운 여름 오후의 거리 전경이 아름답다. 아마도 겨울이 되면 지금이 무척 그리울 것 같다. 에어컨과 선풍기를 끼고 앉아서 물끄러미 바깥 풍경을 보고 있다. 너무 당연하게만 보이는 지금이 누군가에게는 미치도록 행복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내가 가진 것, 누리고 있는 것들에 감사하다.

핀터레스트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