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회의 본질
윤회 사상은 우리가 불멸의 영적 존재라서 죽음이 끝이 아니라 다른 생으로 전환된다고 합니다. 이미 우리는 무수한 생과 사를 거쳐온 영혼입니다. 그럼에도 윤회를 반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책을 통해 답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1. 윤회란 무엇인가
나는 윤회론이 - 그 자체가 진실이든 아니든 간에- 자기 자신에 대한, 그리고 자기 인생에 대한 우리의 관점에 대단히 뜻깊은 변화를 가져온다고 믿는다. 바로 나 자신이 '삶은 단 한 번뿐'이라는 믿음을 갖고 오랫동안 살아왔기 때문이다. 나는 윤회론을 받아들이기 전과 후의 극명한 차이점을 몸소 경험했다.
삶을 '반복되는 경험'으로 바라보기 시작하자 완전히 다른 세계가 눈앞에 펼쳐졌다. 만일 윤회가 인생이라는 게임의 기본 규칙 중 하나가 맞다면, 나는 그동안 전혀 엉뚱한 상상을 하면서 그 게임에 임해왔던 것이다.
윤회란 본질적으로 삶의 '길이'에 대한 문제이미로 자연히 인간의 본성과 존재 목적에 대한 탐구로 귀결된다.
우리가 지상에서 단 한 생만을 사는 거라면, 그로써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삶의 목표는 지극히 제한된다. 가족의 기대로부터 벗어나 홀로 서고, 사회생활을 배우고, 짝을 만나 자식들을 낳고, 한두 가지 일에서 전문가가 되고 나면, 그때 우리에게는 손주들과 노닥거릴 고작 몇 년의 시간밖에 남지 않는다.
반면에 우리가 지상에서 많은 생을 반복하는 거라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우주극(cosmic drama)의 무대 위에 서는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우리의 역할도 중요해진다. 윤회는 우리들 각각의 성장을 이 우주의 성장과 하나로 엮어주고, 그럼으로써 우리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과 더욱 깊이 관계 맺는다. 따라서 우리는 자연히 인간의 존재 목적에 관한 논의의 범위를 확장할 수밖에 없다.
즉, 윤회론을 받아들이느냐 거부하느냐에 따라서 수많은 문제의 답이 달라진다.
우리가 지금의 삶을 전부를 보느냐, 연속적인 과정 중의 한 단계로 보느냐에 따라서 인류 공통의 문제인 고통에 관한 우리의 대답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지금의 삶을 전부로 볼 때, 우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남는다.
첫째는, '무작위적 삶'이라는 전제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물질적 작용만이 전부여서 우리는 다만 몸과 함께 소멸할 존재라면, 우리는 어떤 목적과 이상도 없이 그저 '필연과 우연'에 의해 인도되는 우주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직 주어진 운을 최대로 활용하고 위험요소를 죽이는 정도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이다.
둘째는, 육신이 죽은 후에 그 부당한 삶을 보상해줄 사후세계가 영원히 펼쳐진다는 서양의 전통적 종교 교리를 따르는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여기에는 부당한 삶이 애초에 왜 필요했는가에 대한 설명이 빠져 있다. 하나님의 의도라고는 하지만, 우리는 하나님께서 왜 삶에 이런 비극을 허용하셨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반면 우리는 삶은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각각의 삶은 더 큰 흐름 속에서 해석될 수 있다는 대안적 가설이 등장할 때, 이 세상은 조금 복잡해 보이지만 훨씬 더 '인간적인' 곳으로 될 것이다.
우리가 윤회론의 시각으로써 삶의 리듬을 발견하기 시작할 때, 우리는 둘러싼 혼돈을 곧 정교하고 아름다운 교향곡으로 모습을 바꾼다. 백 년 전에 심어진 삶의 주제가 오늘 삭을 틔우고 백 년 후에 마무리된다. 한 생에서 내려진 선택의 결과가 다음 생으로 인계된다. 이 과정에서 버려지는 것은 없다. 실로 모든 것에 의미가 있다.
윤회라는 개념을 우리의 수많은 생을 의미 있는 과정으로서 배열시키는 '인과 법칙'과 떼놓을 수 없다. 고대 인도에서는 이런 인과 법칙은 '카르마 karma'라고 불렀고, 그 용어는 오늘날까지도 윤회론자들 사이에서 가장 흔하게 쓰이고 있다.
카르마의 법칙에 따르면 우리의 삶에 우연이란 없다. 이유가 없어 보이는 사건들조차도 실은 그 당사자의 개인사 깊숙한 곳 어딘가에 그 원인이 묻혀 있다. 그리고 카르마는 우리의 삶을 조율하는 인과관계의 흐름을 더 큰 자연의 질서 속으로 끼워 넣는다. 보이지 않는 자연의 질서와 겉으로 드러난 물질 우주의 질서는, 서로 똑같다고는 볼 수 없지만 둘 다 '예외 없음'을 그 바탕으로 한다.
이렇듯 카르마와 환생이란 개념은 이 우주와 우리 사이의 교감을 회복시켜준다. 그럼으로써 우리의 삶은 우리를 둘러싼 이 지상의 질서와 지성, 아름다움에 다시 동참하게 된다.
우리는 '윤회하는 우주'의 새로운 규칙을 알아야 한다. 이 책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바로 이처럼 '윤회가 우리 삶의 전략을 실제로 어떻게 바꿔놓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2. 윤회의 증거
불교와 힌두교가 고대로부터 윤회를 설해온 데는 그럴 만한 배경 조건이 있었다. 일반 대중이 아니라 교육받은 지성인들로 한정한다면, 윤회론자에게 환생은 신앙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교리가 아니라 실증 가능한 자연법칙이었다.
본질적으로, 현생과 전생은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고 지난달엔 또 무얼 했는지를 아는 것과 같은 선상에 놓여 있는 문제이다. 내 기억이 맞는지 틀렸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기억의 진실성을 최대한 합리적으로 검증해 보는 것뿐이다. 전생이 실재했는지 검증해보는 절차도 이와 다르지 않다.
연구가들이 조사한 전생의 기억들은 두 유형으로 분류된다. 하나는 자발적인 기억으로, 다른 하나는 환기된 기억이다. 전자는 대개 어린아이가 말을 시작할 즈음에 예기치 않게 떠오르고, 후자는 소위 '의식을 확장시키는' 정신요법들에 의해 촉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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