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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03. 마음과 영성, 명상

윤회의 본질, 크리스토퍼 M. 베이치 지음, 정신세계사(3)

by 허니데이 2022. 11. 1.

윤회 사상에서 카르마는 환생의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우리가 윤회계에 갇혀서 끝도 없이 환생하는 존재임을 받아들일 때 왜 환생하는가, 의문이 들 것입니다. 그때 카르마가 튀어나오죠.

카르마는 전생에 못다 한 사명이나 갚지 못한 채무(물질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것), 이루지 못한 목적 등이 원인이 되어서 다음 생에 결과로 나타나는 인과 관계를 뜻하죠.

하지만 카르마는 지난날의 과오를 만회하기 위해 이 생을 설계했다는 가설이 지배적이지만 전생 연구에 따르면 영혼의 성장을 목적으로 다양한 인생을 계획한다고 합니다. 그중에는 일부러 고난과 시련 그리고 장애가 있는 삶을 살기도 합니다. 따라서 카르마는 환생을 설정하는 근거인 동시에 목적인 셈이죠.


3. 카르마

윤회는 무작위적으로 규칙 없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인과관계를 통해서 일어난다. 전생과 후생은 인과 관계로 이어져 있다. 인도에서는 이 인과관계는 '카르마'라고 말한다.

카르마는 어떤 측면에서는 단순하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대단히 복잡한 개념이다. 늘 우리에게 "자신이 받고 싶은 그대로 타인에게 베풀라"라는 똑같은 충고를 해준다는 점에서 보면 그것은 더없이 단순하다. 하지만 카르마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궁금해하는 순가, 상황은 달라진다.

카르마에 대한 첫 번째 설명은 전 세계의 비교 秘敎 전통들로부터 나온 것이다. 동양 종교들의 비중의 훨씬 크겠지만 서양 종교들은 똑같이 다루었다. 하시드즘, 수피즘, 영지주의는 윤회와 카르마를 설했다. 또한 지난 2백 년간 타국의 전통을 받아들이고 나름대로 발전시켜온 미국의 신지학 운동을 빼놓을 수 없다. 두 번째 설명은 정신요법들이 촉발한 사례들의 연구로부터 나온 것이다. 이 사례들은 윤회를 증명하기 위함이 아니라, 생과 생을 가로질러 작동하는 인과 관계의 원리를 조금이나마 알아보기 위해 소개되었다.


비교 전통들



카르마는 일반적으로 인간 의식을 성장시키는 많은 인과 법칙을 가리킨다. 카르마 karma라는 단어는 본래 "행위"를 뜻한다. 기원전 6세기 힌두 문헌인 <우파니샤드>에서 언급된 미래로, 카르마는 '환생을 낳는 행위'를 뜻하게 되었다. 카르마 철학에 따르면, 우리는 수많은 생을 거치며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의 결과를 경험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한다. 모든 배움을 그렇게 이뤄진다.

비교 전통들은 우리가 특별한 과제를 수행하며 진화해가기 위해 지상에서 윤회하고 있는 것이라고 가르친다. 전생 요법을 경험한 한 사람은 이를 이렇게 표현했다. "나는 우리가 더 강해지고, 깨어나고, 진화해가고, 책임감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 장애물이 주어질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말하자면 이 지상은 우리가 영혼을 발전시키고 완성하기 위해 입학한 일종의 학교에 비유될 수 있다.
하지만 환생이 반복됨에 따라, 이 학교 안에서 우리가 내리는 선택들은 점점 더 이전에 내린 선택들에 의해 깊이 영향받게 된다. 우리의 인식은 갈수록 중립성을 잃고 경험에 의해 채색된다. 각각의 삶이 우리에게 막을 덧씌우고, 더 나아가 완전히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마저 갉아먹는다. 결과적으로는 우리는 거대한 자기기만에 빠지게 되고, 진짜 우리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까맣게 잊어버린다.
이 과정 자체에 너무나 깊이 파묻혀버려서 심지어 죽음을 통해 육체와 분리된 이후에도 카르마의 결과로부터 제대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비교 전통들은 인간을 몸속에 갇힌 채 되풀이되는 과정을 겪고 있는 영혼으로 보고, 우리는 스스로 지어낸 조건들로부터 벗어나고자 애쓰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종교란 곧 지상의 영혼들로 하여금 본래의 집으로, 본래의 영적 존재로 돌아게끔 안내하는 신호등이라고 가르친다.

따라서 카르마에 관한 비교적 가르침은 대체로 '귀환(return)'에 관한 가르침이다. 그것은 우리가 자신의 본질과는 무관하게 얽히고설킨 사슬로부터 벗어나게끔 돕기 위해 고안되었다.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궁극적인 목표에 초점을 맞추게 한다.

카르마 개념은 단순한 도덕적 주고받음보다 훨씬 더 넓은 범위의 인과관계를 포함하고 있다. 그럼에도 도덕적 인과 법칙에 대한 강조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지 모른다. 왜냐하면 영적 귀환을 위한 노력의 중심에 바로 도덕적 인과 법칙이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이해하기 위해서는 비교 전통 속에 자리한 두 번째 신념을 먼저 알아야 한다.
이 전통들은 모든 인간의 가장 내밀한 심층이 바로 신성 그 자체라고 가르친다. 겉모습은 모두 다르지만 우리는 신성이라는 하나의 정체성을 고유하고 있다. 우리는 '신에 의해' 존재할 뿐만 아니라 '신으로부터' 나왔다. 우리는 모두가 신성의 결정체이다. 제 각각의 겉모습은 시공간이라도 조건이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하다.

모든 생명은 서로 연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단일한 실재가 현현한 것이다. 분열된 생명이 가장 깊은 진실을 드러낼 때, 우리는 우리가 모든 생명과 공유하고 있는 그것이야말로 우리의 가장 진정한 정체성임을 거듭 깨닫게 된다. 그 안에서 우리는 항상 둘이 아닌 하나로 존재한다. 이런 이유로, 내가 가슴속에서 당신을 밀쳐냄으로써 장기적인 이익을 얻는 것은 불가능하다. 내 행동이 현실의 물결을 역행하게 될 것이므로 그런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이 진실은 누가 누구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그것을 배워야 한다. 카르마와 환생을 통해서 말이다.